Page 55 - 고경 - 2022년 7월호 Vol.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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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라고 하겠다. 비록 『단경』
에서는 “무정에는 부처의 종자
7)
가 없음[無情無佛種]” 을 명확하
게 밝히고 있지만, ‘심’을 중심
으로 ‘불성’을 삼고 있으며, 이
는 또한 ‘돈오頓悟’와 밀접한 관
계를 지니고 있음을 주의하여야
할 것이다. 실제로 ‘돈오’를 이룬
다면, ‘자성’과 ‘자심’은 어떤 상
사진 1. 남양혜충국사.
태일까? 이러한 측면에서 보자
면, 혜충이 제창한 ‘무정불성’의 내용은 궁극적으로는 『단경』에서 제창하는
‘자성’과 ‘자심’으로서의 ‘불성’과 결코 어긋나지 않는다고 하겠다.
무정불성과 무정설법
또한 혜충은 이러한 ‘무정불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다음과 같이 설한다.
문: “무정에게도 이미 심성心性이 있다면, 또한 법을 해설解說하는
가?” 선사: “그것들은 치연熾然하게 항상 설법하여 잠시도 멈춤이
없다.” … 문: “무정이 설법한다는 것은 어떤 전거典據가 있는가?”
답: “『화엄경』에 설하기를, ‘국토가 설법하고, 중생이 설법하고, 삼
7) 敦煌本, 『壇經』(大正藏48, 34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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