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 - 고경 - 2022년 7월호 Vol.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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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로 일찍이 생멸한 적이 없다. 몸이 생멸한다는 것은 용龍이 뼈를
              바꾼 것과 같고, 뱀이 껍질을 벗은 것과 같고, 사람이 헌 집을 나서
              는 것과 같다. 몸은 바로 무상無常하지만, 성품은 항상 존재한다.”               6)




           이로부터 ‘남방종지’는 바로 ‘자성自性’을 마치 선니외도先尼外道가 주장하
          는 ‘신성神性’, 즉 윤회의 주체로서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이는
          석존釋尊이 철저히 비판한 ‘아我(Ātman)’이나 ‘명命(Jīva)’과 같은 개념이다.

          또한 ‘자성’에 대한 이해를 ‘견문각지’의 ‘성’으로 보는 것을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후대에서 ‘자성’을 ‘성재작용性在作用’ 혹은 ‘작용즉성作用卽性’으로 보
          는 견해가 출현하고 있는데, 이러한 견해는 앞에서 논한 『단경』이나 마조
          의 ‘즉심즉불卽心卽佛’과도 근본적으로 어긋난다고 하겠다.

           사실상 여기에서 언급되는 ‘즉심시불卽心是佛’이나 ‘양미순목揚眉瞬目’ 등

          은 경우에 따라서는 궁극적인 선리禪理와 계합契合된 표현일 수도 있고, 또
          한 완전히 선리와 어그러진 표현이 될 수도 있는 용어이다. 언제나 강조하
          는 말이지만, 중국불교 특히 조사선에서는 용어가 같다고 동일한 개념으

          로 사용되지는 않으며, 전후 문맥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 경우가 상

          당히 많다.
           혜충이 ‘무정불성無情佛性’을 제창한 중요한 계기를 이로부터 찾을 수 있
          다고 하겠다. 즉, ‘자성’에 대한 오해를 직접적으로 타파하기 위하여 “중생

          이 미혹할 때 ‘성’을 얽어매서 마음을 이루고, 중생이 깨달았을 때 마음을

          풀어 ‘성’을 이룸[衆生迷時結性成心, 衆生悟時釋心成性.]”을 강조하고자 하려는



          6)  [宋]道原纂, 『景德傳燈錄』 卷28, 「南陽慧忠國師語」(大正藏51, 437c), “卽心是佛, 佛是覺義. 汝今悉具見聞覺
           知之性, 此性善能揚眉瞬目去來運用遍於身中. 挃頭頭知挃脚脚知, 故名正遍知. 離此之外更無別佛, 此
           身卽有生滅, 心性無始以來未曾生滅. 身生滅者, 如龍換骨, 蛇脫皮人出故宅, 卽身是無常其性常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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