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고경 - 2022년 7월호 Vol.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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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의 일체가 설법한다’ 라는 것을 보지 못했는가?”             9)
                                8)

           이는 이른바 ‘무정설법無情說法’을 제창하고 있는 구절로서 다양한 전적

          에 상당히 많이 인용되고 있다. 엄밀하게 논하자면, ‘무정불성’과 ‘무정설

          법’은 다른 개념이다. ‘무정’에 불성이 있어도 불법을 해설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무정’에 불성이 없어도 그로 인하여, 예를 들자면 갑자기 번개가
          번쩍이고 천둥이 울려서 불법이나 선리를 깨닫는다면, 이를 ‘무정설법’이

          라고도 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사의 난과 ‘무정불성’ 제창



           두 번째로 ‘무정불성’을 제창한 시대적 상황이다. 혜충이 활동하던 시대

          에 당조唐朝를 위태롭게 한 안사安史의 난(755∼763)이 발생하였다. 앞에서
          ‘안사의 난’를 평정하는 데 하택신회(684∼758)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음
          을 논했지만, 신회는 안사의 난이 완전히 끝나기 전에 입적하였다. 『조당

          집祖堂集』 권3에 실린 혜충의 전기에서는 “선사는 일찍이 남양南陽 백애산白

          崖山에서 사십여 년을 수행하였다. 상원上元 2년 정월 16일에 숙종肅宗의 부
          름을 받아 장안長安의 천복사千福寺 서선원西禪院에 안치安置되었고, 후에
          광택사光宅寺에 의탁하였다. 숙종과 대종代宗의 전후 양조兩朝에서 (황제가)

                                                         10)
          모두 친히 보살계를 받았고, 국사國師의 호號를 내렸다.” 라고 한다.

          8)  [東晉]佛馱跋陀羅譯, 『大方廣佛華嚴經』 卷33(大正藏9, 611a), “佛說, 菩薩說, 刹說, 衆生說, 三世一切說.”
          9)  [宋]道原纂, 『景德傳燈錄』卷28, 「南陽慧忠國師語」(大正藏51, 438a), “問: 無情旣有心性, 還解說法否? 師曰:
           他熾然常說無有間歇. …… 曰: 情說法有何典據? 師曰: 不見華嚴云, 刹說衆生說三世一切說.”
          10)  淨筠編著, 『祖堂集』 卷3(補遺編25, 356a), “師曾在南陽白崖山修行四十餘年. 上元二年正月十六日
            奉敕, 肅宗皇帝徵詔赴上都, 千福寺西禪院安置, 後歸光宅寺. 肅宗,代宗前後兩朝, 並親受菩薩
            戒, 禮號國師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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