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고경 - 2022년 7월호 Vol.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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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도의 ‘삼교합일三敎合
一’ 등의 사상적 흐름이
발생하게 되었다. 사실
상 혜충이 ‘무정불성’을
제창했던 의도는 바로
이러한 시대적 상황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하
겠다.
무엇보다도 혜충은 ‘제
종융합’을 위해서 각 종
파에 있어서 가장 심층적
인 ‘불성’에 대한 융합을
시도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명확하
게 ‘유정유성’의 입장을
사진 3. 형계담연 대사탑.
견지하고 있는 남종선
에 ‘무정유성’의 사상을 제시하여 ‘융합’을 시도했다고 하겠다. 남북의 선사
상과 천태 화엄종 등의 차별은 ‘불성’을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발생하며,
그 근저의 가장 커다란 차별은 바로 ‘유정유성’과 ‘무정유성’의 분기이기 때
문이다.
더욱이 혜충과 동일한 시기에 활동한 천태종의 형계담연荊溪湛然
(711∼782)도 『금강비金剛錍』를 찬술하여 역시 ‘무정유성’을 적극적으로 논증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본래 천태학에 있어서도 선종과 마찬가지로 ‘무정
유성’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였기 때문에 담연이 ‘무정유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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