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고경 - 2022년 8월호 Vol.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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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이 소장했던 고서들을 선별하고 보니 한국에서 간행된 책보다
          는 중국에서 간행된 책들이 상당히 많았다. 한국본과 중국본을 분류해서
          주제별로 목록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서명과 목판본인지 필사본인지 확인

          하고, 언제 어디서 간행된 책인지 조사하는 과정에서 책마다 눈에 뜨이는

          것이 있었다. 바로 책의 소장자를 알리는 장서인藏書印이었다.
           ‘법계지보法界之寶’는 성철스님의 장서인으로 알려져 있었고, ‘혜월거사慧
          月居士’와 ‘유성종인劉聖鍾印’이라는 낯선 장서인이 주목되었다. 특히 중국에

          서 간행된 여러 책에 그의 장서인이 찍혀 있었다. ‘중국에서 간행한 불서를

          다량으로 소장했던 거사 유성종은 어느 시기의 어떤 인물이었으며, 그의
          책이 어떤 과정으로 성철스님에게까지 전해졌던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
          기 시작했다.




            혜월거사, 유성종의 장서인


           해인사 현장 조사를 마치고 2014

          년 봄에 다시 서울에서 조사를 이어

          갔다. 백련암 고서의 기초 조사도
          마친 상태였지만, 정밀 조사로는 바
          로 이어지지 못했다. 당시 일과 별

          개로 ‘유성종’에 대한 자료를 찾기

          시작했는데, 인터넷을 통해 처음으
          로 확인한 자료가 바로 미국 하버드
          대학 옌칭도서관에 소장된 『덕신당

          서목德新堂書目』이었다(사진  3).  이           사진 3. 『덕신당서목』 권수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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