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고경 - 2022년 8월호 Vol.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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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보면서 구도求道의 길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배고프면 밥 먹고 졸리면 잠잔다
8세기 경 당나라 시절에 유원율사가 마조의 제자인 혜해를 찾아가 질문
합니다. 율사律師는 경서와 계율에 해박한 승려를 가리킵니다. 혜해는 참
선을 주로 하는 선사禪師입니다. 율사들이 보기에 선사들은 그냥 가만히 앉
아 있기만 하는데 그게 도대체 무슨 공부냐고 생각한 것입니다.
유원율사가 와서 혜해에게 물었다.
“당신네 선사들의 수도에도 공부하시는 게 있습니까?”
“물론이죠.”
“어떻게 공부하시는데요?”
“배고프면 밥 먹고 졸리면 잠잡니다.”
“세상 사람들이 다 그러한데, 일반인과 무슨 차이가 있습니까?”
“그들은 밥 먹을 때에도 백 가지 생각을 하고 잠잘 때는 천 가지 계
산을 한답니다. 이것이 다릅니다.” 2)
책 읽는 것만 공부인 줄 아는 그 율사에게 혜해는 깨우침을 주었습니다.
중생의 미혹은 밥을 먹어도 잘 먹지 못하고 잠을 자도 잘 자지 못하는 데
있다는 것입니다.
『
2) 五燈會元』 卷第三, 大珠慧海禪師條 : 有源律師問 “和尙修道,還用功否?” 師曰 “用功” 曰 “如何
用功?” 師曰 “饑來吃飯,困來卽眠” 曰 “一切人總如是,同師用功否?” 師曰 “不同” 曰 “何故不
同?” 師曰 “他吃飯時不肯吃飯,百種須索 睡時不肯睡,千般計較.所以不同也” 律師杜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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