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8 - 고경 - 2022년 8월호 Vol.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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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12호 | 시詩와 선禪 선과 시 15 |  팔공산  뒷쪽에  있는  운부암으로

                                         산행을 갑니다. 은해사 입구의 소나
                                         무숲은 조선조 숙종 연간에 심어진

                                         소나무입니다(사진 1). 300년이 넘은
          배고프면 밥 먹고                      소나무 숲 아래로 걸어가면 인간은

          졸리면 잠잔다                        보잘것없는 존재가 됩니다. 은해사
                                         입구에서 운부암까지는 3.5km입니

                                         다. 치일천을 따라 물길을 거슬러 올
          서종택 시인
                                         라가면 구름이 머무는 그곳에 운부암
                                         이 있습니다.



                                           암자로 가는 길, 구도求道의 길



                                           니체가 말했듯이 우리는 아주 작은
                                         것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습니다.

                                         지극히 작은 것, 지극히 조용한 것, 지

                                         극히 가벼운 것이 최상의 행복을 만듭
                                         니다.  이리저리 하늘하늘 날아다니
                                             1)
                                         는 나비가 손등에 앉는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작은표범나비 한 마리가
           서종택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1976
           년 시). 전 대구시인협회 회장. 대구대학       아내의 손등 위에 앉아 오랫동안 날
           교 사범대 겸임교수, 전 영신중학교 교
           장. 대구시인협회상 수상. 저서로 『보물
           찾기』(시와시학사, 2000), 『납작바위』(시
           와반시사, 2012), 『글쓰기 노트』(집현전,
                                         1)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
           2018) 등이 있다.                    다』, 1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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