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3 - 고경 - 2022년 9월호 Vol.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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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일렬을 지은 석물들.
장 위쪽 구역으로 밝혀졌기에 현재의 가람 배치는 근래에 당우들을 신축
하면서 조성된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일주문부터 걸어 들어가며 사역의 불
상과 불탑을 가람의 배치와 관련하여 이해하고자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
다. 예전에는 금당 구역을 지나 안쪽으로 난 깊은 골짜기로 들어가면 그 골
짜기와 양쪽 산등성이에 수많은 불상과 불탑이 서 있는 것을 보았을 것이
고, 계속 골짜기 안으로 들어가면 높은 절벽에 새겨진 마애불을 보았으리
라. 이것이 절에서 골짜기로 깊숙이 들어가면서 만나게 되는 풍경이었다.
기록에 의하면, 운주사가 폐사가 된 기간에도 불탑과 불상의 중창은 있었
는데, 이에 비추어보면 불탑의 모양과 불상의 위치가 처음의 모습을 그대
로 유지하고 있는 것인지 일부에서 변경이 있은 것인지도 알 수 없다. 흩
어져 있는 돌을 모아 새로 쌓은 탑이 있을지도 모른다(사진 4).
일주문에는 ‘영귀산운주사靈龜山雲住寺’라고 쓴 현판이 걸려 있다. 『신증동
국여지승람』 이후 조선시대에 발간된 『동국여지지(1656)』, 『여지도서輿地圖書
(1757~1765)』, 『능주목읍지綾州牧邑誌(1789)』, 『대동지지大東地志(1863)』, 『호남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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