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4 - 고경 - 2022년 9월호 Vol.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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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5. 원중식 서 영귀산운주사 현액.










          사진 6. 원중식 서 천불천탑도량 현액.

          지湖南邑誌(1871)』 등에 이르기까지 공적 기록에는 산의 이름이 천불산으로

          되어 있는데 왜 영귀산으로 바꾸었을까? 그것은 아마도 거북이 돌을 날라

          다 주었다는 설화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데 뜬금없는 일이리라. 서예가야
          부탁을 받고 쓴 것이니 현판을 쓴 이를 탓할 수는 없다(사진 5, 사진 6).
            일주문을 통과하여 뒤돌아보면 ‘천불천탑도량千佛千塔道場’이라고 쓴

          현판이 걸려 있다. 두 개의 현판은 모두 서예가 남전南田 원중식元仲植

          (1941~2013) 선생이 썼다. 위비魏碑의 풍을 머금고 있는 고졸한 글씨다. 운
          주사가 주는 인상에 어울리는 모양으로 쓴 것으로 읽힌다. 검여劍如 유희
          강柳熙綱(1911~1976)선생에게서 서법書法을 전습한 그는 평생 진지하게 탐구

          하고 구도하는 자세로 서법가의 길을 길었다. 남전선생이 세상과 이별하

          기 얼마 전 서울에서 서로 만나 서예에 대하여 진지한 대화를 나눈 것이 선
          생을 마지막 본 모습이 되고 말았다.
           일주문을 지나면 구층석탑九層石塔이 비쩍 마른 모습을 하고 먼저 눈앞

          에 들어온다. 운주사에서 가장 높은 탑인데, 각 층의 탑신에 새겨진 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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