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5 - 고경 - 2022년 9월호 Vol.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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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승원교의 깨달음의 경지를 드러낸 「법계
             도」를 지었고, 원측은 대승의 관점에서 특
             정 주장에 치우치지 않고 모든 학설을 망

             라해 논의를 이끌어냈음을 강조했다. 또

             태현은 규기와 원측 유식사상의 장점을 취
             사선택해 집대성했고 화엄학과 원효 화쟁
             사상의 영향도 받았으며, 경흥도 다양한

             사상적 편력을 남기면서 원효의 통불교 사
                                                     사진 6.  『신라불교의 이념과 역사』
             상을 수용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1962, 신태양사).
               이 책에서 조명기는 “화합하여 현실 문제에 역량이 있는 불교, 삶의 문
             제를 고민하는 불교,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불교”를 말하면서, 사찰과 승

             려를 벗어난 제3자의 객관적 불교를 지향하면서 새로운 시대에 맞는 대

             중불교를 추구했다. 또 종파 사이의 담을 뛰어넘고 합리화하자는 ‘불교총
             화론(총화불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불교총화론을 주장한 대표적 인
             물로 일본 근대불교사학을 연 무라카미 센쇼村上傳精를 들었다. 무라카미는

             『불교통일론』에서 종파불교의 분열상을 극복하고 통일적 합동조화를 통한

             불교의 부흥을 제안한 바 있다. 조명기는 종파와 교리의 대립성을 극복하
             고 과학적 비판연구를 통해 교의에 대한 집착을 버리면 그 속에 총화불교가
             들어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면서 선정수행을 통한 본성의 직관, 진여로

             귀결되는 새로운 대승불교, 화쟁사상 등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고려 대각국사와 천태사상』(1964)은 1962년 일본 도요대학에 제출한 박
             사학위 논문을 토대로 쓴 책이다. 1편에서 의천의 생애와 사상을 기술했
             고, 2편에서는 천태지의의 생애, 『법화경』과 천태종 전적, 천태교판론과 교

             리, 실천론 등 천태사상의 전반을 다루었다. 그는 의천의 사상에 대해 “화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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