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고경 - 2022년 9월호 Vol.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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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종경록』 필사본.


                  포하고자 하는 것이 나라의 평안함을 생각하는 데 있으니 또한 기
                  쁠 뿐이다.…을묘(1915) 납월 팔일 봉불계 우바새 ∴이재 유경종 삼

                  가 발문을 쓰다.”



               유성종이 세상을 떠난 지 30여 년이 지나 그의 원고를 사촌인 유경종이
             간행하고자 한 것으로 볼 때 유성종이 생전에 소장했던 책들도 유경종이

             맡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유경종에 대해서는 이능화李能和(1869~1943)가

             1918년에 편찬한 『조선불교통사朝鮮佛敎通史』에 비교적 상세히 기술되어 있
             다. 유경종은 당시 환갑이었으며, 호는 이재伊齋인데 귀가 어두워 몇 번이
             나 되묻기 때문에 범롱梵聾이라고도 불렸다. 평상시에 사람을 만나면 반드

             시 경전에 의거해 말했고, 『종경록宗鏡錄』을 특히 좋아했다고 한다. 이능화

             가 부처님의 「응화기실應化記實」을 대신 찬술해 줄 것을 부탁했을 때에도 기
             꺼이 승낙하였다.
               이러한 사실들로 볼 때 유경종은 1858년(철종 9)경에 태어났으며, 사촌인

             유성종과는 30여 년 손아래였다. 실제 유성종이 소장했던 1753년 중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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