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고경 - 2022년 9월호 Vol.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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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것이라고 하는가?” 라
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하
는 것에서 엿볼 수 있다.
“다만 지금 범凡·성聖
두 경계와 일체의 유有·
무無의 제법에 있어서
취取·사捨의 마음이 전
혀 없고, 또한 지해知
解를 취하고 버림이 없지
않은 것, 이것을 ‘무정’에
불성이 있다고 칭하고,
다만 정情에 걸림이 없으
사진 1. 백장회해 선사.
므로 무정이라 칭한다.
나무와 돌과 태허太虛,
황화黃花와 취죽翠竹 등의 무정에 불성이 있다고 하는 것과 다르다.
만약 (이들에게 불성이) 있다고 말한다면, 무슨 까닭으로 경전에서 (이
들에 대해) 수기受記하고 성불成佛한다는 말이 보이지 않는가? 다만
지금 보고 느끼는 것은 유정이 마치 취죽翠竹과 같이 개변改變될 수
없다는 것이고, 기機에 응하지 않음이 없고 때를 알지 못함이 없음
은 마치 황화黃花와 같은 것이다.” 또한 “만약 부처의 사다리를 밟
았다면 무정에도 불성이 있고, 만약 부처의 사다리를 아직 밟지 못
1) [宋]賾藏主集, 『古尊宿語錄』 卷1(X68, 9b), “問: 如何是有情無佛性, 無情有佛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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