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고경 - 2022년 9월호 Vol.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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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명확하게 유정
과 무정의 불성을 모두 인
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전등록』 권28에 실린
후백운後白雲의 전기에는
“위로 제불諸佛과 아래로 함
식含識[有情衆生]들에 이르기
까지 진심眞心을 공유하고
있는데, 또한 무엇이 모든
사람들의 마음인가? 유정
사진 3. 임제의현 선사.
과 무정이 함께 일체一體가
5)
아니겠는가?” 라는 문구가 보인다. 사실상 회창법란 이후의 자료에서는
무정과 유정에 모두 불성이 있음을 인정하는 구절은 상당히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이는 명확하게 우두선牛頭禪이 조사선에 삼투되어 나타난 것이라
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두선의 영향은 ‘무정유성’의 불성론의 변화만을 가져온 것은
아니다. 사실상 ‘무정유성’이나 ‘유정유성’의 불성의 차별은 바로 ‘마음’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마음을 ‘인심人心’
과 같이 유정중생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한다면, 그 결론은 유정유성으로
귀결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마음을 우주의 본체本體로 파악한다면, 그 마
음엔 ‘유정’이건 ‘무정’이건 모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5) [宋]道原纂, 『景德傳燈錄』 卷28(大正藏51, 404b), “上至諸佛下至含識共箇眞心, 且阿那箇是諸人
心? 莫是情與無情共一體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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