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고경 - 2022년 9월호 Vol.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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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하여 ‘즉심즉불’이라는 용어도 ‘심’을 ‘인심’으로 보는 경우와 ‘본체
             심’으로 보는 경우는 전혀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까닭에
             후기 조사선에서는 ‘심’보다는 이른바 ‘기機’의 용어를 더욱 많이 사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는데, 임제의현臨濟義玄은 바로 ‘대기대용大機大用’을 중심으

                                        6)
             로 선리禪理를 운용하고 있으며,  다른 선사들도 모두 ‘대기’에 따른 ‘대용’
             을 핵심적인 선사상으로 삼고 있다(사진 3).



                도道의 편재와 불성의 물성화



               이러한 과정을 거쳐 이른바 ‘도道’의 편재遍在를 강조하게 되는데, 이 역
             시 우두선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으며, 근원적으로는 바로 『장자莊子』로부

             터 나왔다고 할 수 있다. 『장자』에서는 다음과 같이 도의 편재를 강조하고

             있다.


                  동곽자東廓子가 장자에게 “이른바 ‘도道’는 어느 곳에 있습니까?”라

                  고 물었다. 장자는 “없는 곳이 없다.”라고 답하였다. 동곽자가 말

                  하기를, “분명하게 지적하여 주십시오.”라고 하자, 장자는 “땅강아
                  지나 개미에게 있다.”라고 하였다. 동곽자는 “어째서 그렇게 천한
                  데 있습니까?”라고 묻자 장자는 “잡초 속에 있다.”라고 대답하였

                  다. 동곽자가 묻기를, “어째서 점점 낮아집니까?”라고 하자 장자는

                  “기와나 벽돌에 있다.”라고 하였다. “어째서 더욱 낮아집니까?”라




             6)  [唐]慧然集, 『鎭州臨濟慧照禪師語錄』, 「序」(大正藏47, 495a), “臨濟祖師以正法眼明涅槃心, 興大智
                大慈, 運大機大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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