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5 - 고경 - 2022년 10월호 Vol.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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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찬자들이 설정한 8국사가 국사를 역임한 인물들을 기준한 것인
             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밖에도 찬자들은 제7 진감무외국사眞鑑無畏國師와
             제8 목암무외국사牧菴無畏國師가 모두 ‘무외無畏’로 표기되어 있어 그 진위

             를 밝히고 있다. 다산은 제7 무외국사인 정오는 원묘의 3~4번째로 전했

             고, 제8 무외국사인 혼기는 원묘의 11세라고 하였으며, 무외가 두 명인 것
             은 의심할 것이 못 된다고 하였다.
               1313년 6월 충숙왕이 즉위한 지 몇 달 후인 11월에 부왕의 명을 계승하

             여 무외국통無畏國統으로 책봉한 인물이 『만덕사지』에서 언급한 제7 진감무

             외국사인 정오丁午이다. 반면 제8 목암무외국사인 혼기混其는 조인규趙仁
             規 가문의 출신인데, 대선사大禪師로서 사호賜號만 받았을 뿐 국사나 국통
             에 책봉된 적이 없는 인물이다.

               아울러  다산이  무외가 두 명이라고 주장한 것은 “무외국사無畏國師는

             휘諱가 혼기混其, 자字가 진구珍丘, 호號가 목암牧菴”이라는 『불조원류』의 내
             용 역시 철저한 고증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수용한 결과이기도 하다. 『불조
             원류』는 혼기가 조덕유趙德裕의 백부伯父 즉 조인규의 장자로 기록되어 있

             다. 그러나 이곡이 찬한 「조정숙공사당기趙貞肅公祠堂記」 뿐만 아니라 「조인

             규사당기趙仁規祠堂記」에도 고려시대의 묘지墓誌나 사당기祠堂記에도 형제
             간의 기록이 없는 것으로 보아 『불조원류』의 기록은 믿을 수 없다. 이밖에
             찬자 응언應彦은 요세의 출생지 신번현新繁縣이 현재의 합천군인데, 전라도

             남평현에 속하고 있는 것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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