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0 - 고경 - 2022년 10월호 Vol.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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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선과 신문관, 근대 출판을 열다
『선학입문』은 당시 근대 민간상업 출판사의 선두였던 신문관에서 신연
활자新鉛活字로 인쇄되었다. 신문관은 육당 최남선이 일본 유학에서 돌아와
맏형 최창선崔昌善과 함께 많은 재산을 투자하여 신식 인쇄 기계와 활자를
완비해 1908년에 설립한 인쇄소이자 출판사였다. 신문관에서는 최초의 근
대 잡지인 『소년』, 『청춘』 등의 월간지와 ‘십전총서十錢叢書’(1909), ‘육전소설
六錢小說’(1913~1914)과 같은 최초의 기획총서와 문고본 등을 발간하였다. 그
리고 1910년에 조선광문회朝鮮光文會를 조직하여 각종 고서를 간행했다.
특히 신문관에서는 권상로權相老(1879~1965)의 『조선불교약사朝鮮佛敎略
史』(1917), 이능화李能和(1869~1943)의 『조선불교통사朝鮮佛敎通史』(1918)를 비
롯하여 『선학입문』(1918), 『만선동귀집萬善同歸集』(1919), 『소요당집逍遙堂集』
(1920), 『아암유집兒菴遺集』(1920), 『선가의범禪家儀範』(1922), 『금강삼매경론』
(1923),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언해』(1926) 등의 불서를 근대 활자로 새롭
게 발행하였다.
근대 불교출판을 후원하다
『선학입문』이 발행된 이듬해인 1919년에 영명연수永明延壽(904~975) 선
사의 『만선동귀집』도 발행되었다. 이 책에는 「묘원정수지각영명수선사유
심결妙圓正修智覺永明壽禪師唯心訣」과 「만선동귀집신인서후萬善同歸集新印書後」
의 발문이 함께 인쇄되어 있다. 이 발문은 이재거사 유경종이 쓴 것으로 김
병룡 거사가 이 책을 읽고 환희심이 일어 인쇄하게 되었다고 발행 이유를
밝히고 있다(사진 2). 이러한 사실로 볼 때 신문관에서 발행한 『만선동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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