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고경 - 2022년 10월호 Vol.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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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등대지기 자리를 알아보
                                              았다. 그런데 등대지기도 그냥
                                              가는 게 아니었다. 등대를 움직

                                              이는 기계와 작동 원리에 대하

                                              여 공부해서 시험을 통과해야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고우스
                                              님은 단념했다. 그럴 정도로 심
          사진 2. 고심원사 일주문 편액.
                                              원사에서 고우스님은 소극적이

          고 은둔형이었다.
           그러나 심원사 좌선 중 ‘무시이래無始以來’를 깨닫는 공空 체험을 한 고우
          스님은 얼굴도 말도 마음 씀씀이도 달라졌다. 훗날 법문할 때면 가끔 심원

          사 공 체험 이야기를 하시며 불교에 대한 첫 번째 체험이었다고 하였다. 이

          체험을 한 뒤 고우스님은 그동안 출가해서 강원의 경전과 어록 공부를 통
          해서 보고 들은 ‘공空’이 체험이 되어 불교의 이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체험까지 되니 부처님의 깨달음 세계에 대한 확신이 들었고, 세상을 보는

          눈도 달라지고 스스로 자존감도 높아졌다. 세상을 허무한 것으로 알았던

          스님은 불교를 만나 부처님의 깨달음 세계를 확신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하
          게 되었다.
           당시 심원사에서 정진하다가 고우스님과 같은 체험을 한 대효스님은 이

          때부터 “고우스님이 달라졌다.”고 회고한다. 그전에는 상당히 괴팍하고 염

          세주의적이라 은둔하려는 성향이었는데, 이 심원사 체험 이후로는 밝아지
          고 편안해지면서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고우스님도 대효스님의 체
          험과 변화를 알아차렸지만 서로 묻지도 말하지도 않고 이심전심以心傳心으

          로 느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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