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9 - 고경 - 2022년 10월호 Vol.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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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산등성이의 오층석탑과 칠층석탑.
도 모른다. 동그랗게 다듬은 석물들은 절의 다른 곳에도 흩어져 있다. 나
머지는 누군가 사용하려고 주워 갔을지도 모른다(사진 3).
흥미로운 것은 여기저기 서 있는 석불도 그 모습이 다종다양하고 크기
도 모두 다르다. 어떤 것은 서 있고 어떤 것은 앉아 있다. 얼굴만 있는 것
도 있고 가슴까지 땅에 묻힌 것도 있다. 여러 기가 모여 있기도 한데, 석불
들이 이렇게 놓여 있는 것은 아마도 원래부터 이렇게 조성되었다기보다 나
중에 사역권 내에 흩어져 있는 석불들을 수습하여 모아 놓는 과정에서 장
소적 이동이 있었다고 보인다(사진 4). 석불의 얼굴 모습은 능숙한 석공이
공들여 조각한 원만한 모습이 아니라 어딘가 모자라는 못생긴 얼굴들이다.
그래서 이를 두고 보는 사람마다 다양한 해석을 한다. 도술을 부려서? 하
룻밤에 급히 만들어서? 무식한 천민들이 만들어서? 그러나 증명할 수 있
는 자료는 아무것도 없다(사진 5).
불상들을 보면 석굴암 불상과 같이 전체가 입체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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