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고경 - 2022년 10월호 Vol.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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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5. 푸른 하늘, 흰 구름, 드넓은 초원.



          일화를 더해 의미에 깊이와 향기를 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100년이나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경덕전등록』(1004년),
          『오등회원』(1252년) 등에서 이 일화를 언급하고 있지만 가장 오래되고 원형

          에 가까운 기록은 『조당집』(952년)에 실려 있습니다.

           향엄香嚴(?~898)은 위산潙山(771∼853)의 법을 이은 제자인데, 키가 7척이
          나 되고, 아는 것이 많고 말재주가 능해서 학문으로 당할 이가 없었습니다.
          여러 차례 위산이 물으면 대답하기를 마치 병의 물을 쏟듯 했으나 위산은

          그의 학문이 건성일 뿐이요 근원을 깊이 통달한 것이 아님을 알았지만, 그

          의 말재주를 쉽사리 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에 위산
          이 이렇게 물었습니다.



              “지금껏 그대가 터득한 지식은 눈과 귀로 남에게서 듣고 보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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