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6 - 고경 - 2022년 11월호 Vol.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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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되기도 했으며, 좋아하는 물건이 여럿인 경우 호는 늘어나게 마련이었다.
          호는 집안에서 사용한다는 의미의 당호堂號와 시, 서, 화 등에 쓰는 아호雅
          號로 나누어지기도 했으나, 양자 간에는 뚜렷한 구별 없이 혼용되었다.

           조선 중기 이후로 호의 사용은 더욱 확대되었으며 주로 자신이 학문을

          배우고 가르친 곳을 호로 하는 경우도 많았다. 호가 가장 많았던 사람은 조
          선 후기의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로 알려진 것만 해도 약 500여 개에 이른
          다. 김정희가 많은 호를 사용한 것은 시, 서, 화에 두루 능하였던 예술인이

          었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되는데, 그의 대표적인 호는 추사, 완당阮堂, 예당

          禮堂, 시암詩庵, 선객仙客, 불노佛奴, 방외도인方外道人 등으로 유불도 삼교사
          상을 망라하는 호를 사용한 것이 주목된다. 조선 후기 이래로 호 사전의 성
          격을 띤 많은 ‘호보號譜’들의 편찬은 호의 사용이 일반화되었던 당시 상황

          을 잘 반영해 주고 있다.

           호號는 스스로가 짓는 자호自號도 있지만 보통 스승이 제자의 학문이 어
          느 정도 되었다고 생각할 때 내려주는 것이다. 서재의 이름이나 사는 곳의
          이름 등을 따서 짓는 아호雅號나 별호別號가 있는데, 한 사람이 여러 이름

          을 가질 수 있다. 글을 쓰는 사람이 쓰는 펜네임[筆名]이나 차인들이 부르

          는 차호茶號가 그것들이다.


            종교적인 이름




           불명佛名은 법명法名, 계명戒名과 같은 의미로 불교에 들어온 이에게 주
          는 이름이다. 보통 불명이 부처님의 명호 즉 부처가 되었을 때의 이름으로
          누구나 부처가 될 씨앗이 있을 뿐 아니라 원래 부처라고 말할 수 있어 부

          르는 이름이라면, 법명은 법사法師의 이름, 계명은 계를 일러주어 이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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