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9 - 고경 - 2022년 11월호 Vol.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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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성신여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논문
내용에 한재 이목 선생의 차부茶賦에서 차이름인
한 자와 파菠 자가 어느 나라에도 없는 차를 뜻
하는 글자라고 밝히고 있었다. 이에 그 논문을 쓴
학생은 맑은 차라는 뜻의 징파澄菠라는 이름을,
심사위원장은 차를 흠모한다는 뜻의 흠파欽菠라
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차경에 나오는 차를 뜻하는 다섯 글자가 차의
‘음’에 의한 것인데 반해, 500년 전 우리나라에서
‘뜻’으로 차를 나타내는 글자를 이미 사용했다는
사진 4. 중국차박물관 등에 기
사실을 외국에 널리 알리기 위한 모임이 생겼다. 증한 청정한파.
우리는 그 모
임의 이름을
한파회 韓 菠
會라 부른다.
사진 5. 한선당 현판.
이름을 부
르는 것은 일종의 최면효과가 있다. 나의 부족한 점을 보완할 뿐 아니라 좋
은 뜻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듣는 것은 그 방향으로 발전하라는 암시요
축원이다. 우리의 전통은 지금까지 그때그때의 형편에 따라 여러 이름들
을 사용하여 왔다. 차를 마시는 사람은 적어도 하나쯤의 차이름을 가지는
것이 전통을 계승하는 일이라 본다. 차이름은 어느 것이나 모두 좋은 뜻이
므로 주위에서 자주 불러주는 것이 좋다. 우리 모두 차이름, 차호茶號 불러
주기 운동을 생활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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