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4 - 고경 - 2022년 11월호 Vol.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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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있었데, 그때는 일본말로 된
것들도 곧잘 번역했어요. 내가 학
인들 보는데 필요한 『구사대강』이
라든가, 글은 짧은데 그거 읽느라
세월아 네월아 읽고 있으니까 이론
이 하나도 안 되는 거예요.
동국역경원장으로
임명장을 받다
사진 5. 구사론대강 광고(1960.12.17.).
나는 주지 싸움할 재주는 없고 역경을 해서 원고료 주니깐 돈 쓰기도 좋
았지요. 그러니까 자연히 역경을 하게 됐어요. 그러다가 운허스님 돌아가
시고(1980) 여러 해 역경을 쉬었어요. 그런데 김영삼 씨가 대통령 후보(1992)
로 나왔어요. 그 분이 선거운동 다니는데 불교계는 청년회 조직이 강했지
요. 출마해서 불교방송에서 면담을 했어요. 그 연설 끝에 공약을 봤는데,
불교계는 운허스님이 역경을 다하지 못했는데 그걸 마저 지원해 달라고 했
지요. 그러니까 김영삼 후보가 지원해 주겠다고 공약했어요. 그리고 나서
대통령 되었어요. 1년 동안 공약을 이행하는가 지켜봤는데, 그 당시에 동
국대학교 역경원의 역경원장이 공석이었지요.
김영삼 대통령 측에서 동국대학교로 뭐라고 연락이 왔냐면, 역경원을
도와주려고 해도 원장도 없고 공석인데, 그 공약 없던 걸로 하자고 그러더
라고요. 그때 동국학원 이사장이 녹원스님이었는데, 큰일 났다고 해요. 나
에게 당장 역경원장을 하라고 했지요. 아무 예고도 없이요. 다른 사람도 많
은데 나를 지목한 것은 녹원스님이 잠결에 잘못 짚었나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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