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3 - 고경 - 2022년 11월호 Vol.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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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어올려 줍니다.
               산길 곳곳에 아름다운 보라
             색 꽃이 길섶을 수놓듯 피었

             습니다. 이게 무슨 꽃인지 혹

             시  아시겠습니까?  스마트렌
             즈로  찍어보니  꽃향유로군
             요. 잎사귀를 씹으면 향긋한

             향이 있다고 하는데 그걸 그

             때는 몰랐습니다. 단체로 산
             행을 하면 스마트렌즈도 사용
             하기 어렵습니다. 사진 찍고

             검색하고 하다 보면 순식간에
                                          사진 3. 산비탈을 아름답게 수놓은 꽃향유.
             뒤로 쳐져서 폐를 끼치게 됩
             니다. 무더기로 핀 꽃향유가 보석처럼 빛납니다. 산행은 항상 아름다움의
             탐구이고, 또 산은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가르쳐 줍니다. 나는 우연히 만나

             고 또 만난 꽃향유를 소홀하게 지나치지는 않았습니다. 꽃향유는 활짝 피

             어 아무것도 숨긴 것이 없습니다.


                나는 숨긴 게 없습니다




               아무것도 숨긴 게 없는 것을 들여다보는 데는 항상 놀라움 같은 것이 있
             습니다. 그것은 근원을 들여다보는 길목에 있는 놀라움 같은 것입니다. 그
             것을 무엇이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그 놀라움이 우리의 가슴을

             울리는 순간이 있습니다. 대자연은 한 송이 꽃이라 할지라도 언제나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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