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8 - 고경 - 2022년 11월호 Vol.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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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5. 이고들빼기. 사진 야사모.
입니다. 어쩌면 가장 큰 즐거움은 가장 평범한 산을 오르는 데 있는지도 모
릅니다.
산행길에 작고 아름다운 노란색 꽃도 많이 만났습니다. 샛노란 색깔이
뭔가 호소하는 듯합니다. 스마트렌즈로 찾아보니 아, 이 꽃이 바로 고들빼
기 꽃이로군요. 옛날부터 고들빼기김치를 좋아했지만, 그 꽃을 본 것은 오
늘이 처음입니다. 고들빼기는 봄나물인데 꽃은 왜 가을에 피는가 싶어 좀
더 검색해 봅니다. 음, 가을에 피는 이 꽃은 '이고들빼기'로군요. 이고들빼
기 뿌리로도 김치를 담그는데 깔끔한 쓴맛에 향기까지 더해진다는군요. 언
젠가 이고들빼기로 담근 김치를 먹어 보리라 마음속에 적어둡니다.
3시간 30분, 15,000보의 산행을 마치고 나니 뿌듯합니다. 탁 트인 전망
은 볼 수 없었지만 정신적인 기쁨과 영혼의 자극은 받았습니다. 일상의 제
약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다른 형태의 삶을 맛본 하루입니다. 산비탈 조용
한 곳에서 꽃과 함께 한 시간은 산행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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