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1 - 고경 - 2023년 1월호 Vol.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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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유의 작품으로 산과 들에 나는 각종
식재료와 음식에 대한 소개가 잘 되어
있어서 절기음식을 쉽게 참고할 수 있
어서 좋습니다. 또한 조선 셰프 서유구
선생님이 쓰신 『정조지』는 우리 음식을
분류하고 분석하는 공부를 할 때 자주
참고하는 고조리서입니다.
『임원경제지』 속에 담긴 「정조지」에
따르면 우리 음식은 다양하게 구분되고
사진 3. 사찰음식을 위해 준비된 정갈한 식자재.
있습니다. 즉, 식감촬요食鑑撮要(음식 재료
요점 정리), 취류지류炊溜之類(밥과 떡), 전오지류煎熬之類(죽, 조청, 엿), 구면지
류糗麪之類(미숫가루, 면, 만두), 음청지류飮淸之類(탕, 장, 차, 청량 음료, 달인 음료),
과정지류菓飣之類(과일꿀절임, 과일설탕절임, 말린과일, 과일구이, 법제과일, 유과), 교
여지류咬茹之類(채소음식), 할팽지류割烹之類(고기를 가르거나 삶아서 조리한 음식),
미료지류味料之類(소금, 장, 두시, 식초, 기름과 타락, 누룩과 엿기름, 양념), 온배지
류醖醅之類(술), 절식지류節食之類(절기별 음식) 등이 그것입니다.
조선시대 음식문화를 매우 체계적이면서도 과학적으로 정리하여 기술
하고 있어서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전통음식의 뿌리가 많이 약해진 우리 한
식을 복원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할팽지류를 제외하고는 대부
분 사찰음식과 연결되는 음식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어서 채소음식과 발효
음식을 활용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럼 선재동자가 53 선지식을 찾아 법을 구하듯 그동안 배우고 익힌 불
가의 내림음식, 사찰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다정다감하게 소개해 보도록 하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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