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 - 고경 - 2023년 2월호 Vol. 118
P. 45

사진 1. 고우스님이 주석한 봉암사 백련암.

             도량 봉암사에 들이닥쳤다. 그러고는 조실스님을 비롯하여 모든 대중을 마

             당 가운데로 모아 놓고 신원 조사를 하고 있었다. 군인들이 조실스님 맨 앞
             으로 해서 뒤로 스님들을 쭉 세워놓고는 ‘번호’ 하니까, 조실스님을 포함해
             서 스님들이 ‘하나’, ‘둘’, ‘셋’ 하면서 군대식으로 기합을 주고 있었다.

               고우스님은 그것을 보고 얼마나 부아가 나던지 일부러 주지스님한테 큰

             소리를 쳤다. 조실스님을 어찌 저렇게 모시느냐고. 그랬더니 군인들이 좀
             부드러워졌다. 그렇게 군인들이 봉암사 스님들을 조사했지만, 청정도량
             봉암사에 정진하는 스님들은 뭐 책잡힐 게 없었다. 봉암사는 그렇게 지나

             갔다.

               그런데 좀 더 알아보니 전국 사찰에 다 군인들이 총을 들고 들이닥쳤고,
             그중에는 본사 주지스님들도 상당수 잡혀갔다. 더구나 총무원장 스님을 비
             롯해서 집행부 스님들도 잡혀갔다는 소식이 들렸다.

               심지어 성철스님이 주석한 가야산 해인사에도 총을 든 군인들이 들이닥



                                                                          43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