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고경 - 2023년 2월호 Vol.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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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현의 전기는 송대 『경덕전등록』 권12, 『송고승전』 권12, 『전법정종기』
권7, 『조당집』 권19 등 후대에 편찬된 전등사서傳燈史書에 모두 실려 있으
며, 『고존숙어록』 권5에는 풍혈연소風穴延沼가 찬술한 『임제혜조선사탑기臨
濟慧照禪師塔記』가 실려 있다. 그러나 그의 구체적인 출생연도와 출가 시기 등
을 추론할 자료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조주曹州 남화南華(현 산동성山東省 하택
시菏澤市) 출신이고, 속성俗姓이 형邢 씨라는 것은 모든 자료가 일치한다.
『임제혜조선사탑기』에는 어려서 남달랐고, 효성이 지극하기로 유명하였
다고 한다.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은 이후에는 강사講肆(講院)에 머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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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니毘尼(律)를 정밀하게 탐구했는데, 갑자기 탄식하여 말하기를, “이는 세
상을 구할 의방醫方이지만, 교외별전敎外別傳의 종지宗旨는 아니다.”라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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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옷을 바꾸어 입고 제방을 유행하였다고 한다. 이로부터 의현은 출가
이후 먼저 계율을 연구하다가 당시 유행하던 남종선南宗禪을 수학하고자
제방을 유행했음을 알 수 있다.
『경덕전등록』과 『조당집』에 나타난 깨달음의 기연
『임제혜조선사탑기』에는 “먼저 황벽黃檗을 참알하였고, 다음에 대우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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愚를 참알하였다.” 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의현의 깨달음을 얻은 순서를
말한 것이라 하겠는데, 제방을 유행하면서 다양한 선사들을 만나본 이후
에 황벽의 문하에 들어갔다고 추론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5) 臨濟慧照禪師塔記』, [宋]頥藏主集, 『古尊宿語錄』 卷5(卍續藏68, 35a), “幼而穎異, 長以孝聞.”
『
6) 앞의 책, “及落髮受具, 居於講肆, 精究毗尼, 愽賾經論. 俄而歎曰: 此濟世之醫方也, 非教外別傳之旨.
即更衣游方.”
7) 앞의 책, “首參黃檗, 次謁大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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