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고경 - 2023년 2월호 Vol.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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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누비 저고리.
과정과 그 모습이 닮아 있다. 누비는
홈질이라는 가장 간단한 바느질로 같
은 행위를 반복하면서 내려놓음과 비
움을 실현할 수 있는 방편이 되기도
한다.
예전에는 손이 많이 가는 귀한 겨울
옷감이였지만 지금은 편하고 가벼운 다
른 대체품들이 많아서 아쉽게도 잊혀져
가고 있는 중이다. 반면 누비와 유사한
면을 지닌 퀼트를 취미로 배우는 사람들
사진 3. 누비 작업 중인 김해자 선생.
이 늘고 있다. 작은 조각천을 이어서 옷
이나 이불을 만들 만큼 크게 만드는 서양의 바느질 기법이다.
비슷한 듯 보이지만 방식이나 정서상으로 차이가 있다. 전체를 시종일
관 균일한 땀과 간격을 유지하며 떠낸 누비는 한국의 바느질법이다. 어떤
장식이나 특수한 바느질 기교 없이 홈질 한 가지로 천과 천, 천과 솜을 이
어 하나로 만든다. 단순하지만 한 땀 한 땀 공을 들여야 한다.
바늘땀의 간격이 어찌나 정교한지 0.3㎝, 0.5㎝, 1㎝의 잔누비, 세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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