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고경 - 2023년 3월호 Vol.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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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위진인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여기에서 의현이 사
             용하는 무위진인은 바로 『단경』에 등장하는 “세상 사람들의 성품[世人性]은

                                                           3)
             본래 스스로 청정한 것으로 만법이 자성自性에 있다.” 라고 하는 그 ‘자성’
             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도 자성을 단지 ‘자신이 구족한 성품’으로
             만 볼 수 없다는 것을 앞의 『단경』의 선사상을 논할 때 언급했는데, 그것은
             돈오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의현은 “아직 증

             거가 없으니, 보아라, 보아라!”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다른 말로 하자면 돈

             오를 통하여 그를 명확하게 보라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다음의 문구를 살펴본다면 더욱 분명해진다고 하겠다.



                  무엇이 법을 설하고 법을 듣고 이해하는 것인가? 네가 눈앞에서 분

                  명한 하나의 형단形段이 없이 홀로 밝음이 법을 설하고 법을 들음
                  을 이해함이다. 만약 이처럼 보았다면 바로 불조佛祖와 차별이 없
                  는 것이다.   4)




                  지금 눈앞에 뚜렷이 홀로 밝게 듣는 것, 이 사람은 곳곳에서 막힘
                  이 없어 시방十方에 관통하고, 삼계三界에 자재自在하며, 모든 경계
                  에 들어서 차별이 돌아서 바뀔[回換] 수 없다.          5)






             3)  敦煌本, 『壇經』(大正藏48, 339a), “世人性本自淨, 萬法在自性.”
             4)  [唐]慧然集, 『鎭州臨濟慧照禪師語錄』(大正藏47, 497b), “是什麽解說法聽法? 是你目前歷歷底, 勿一個形段
               孤明, 是這個解說法聽法. 若如是見得, 便與佛祖不別.”
             5)  앞의 책(大正藏47, 498b), “卽今目前歷歷孤明地聽者, 此人處處不滯, 通貫十方, 三界自在, 入一切境差別不
               能回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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