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2 - 고경 - 2023년 3월호 Vol.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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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하북성 정정현 소재 임제사의 선당禪堂.
위의 문구에서 말하는 ‘형단形段’은 바로 ‘신단身段’과 동의어로 명확하게
‘개체아個體我’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하나의 형단이 없이 홀로
밝음’이란 우리 자신의 아집我執으로서 육신肉身에 얽매이지 않고서 깨달음
의 상태에서 법을 이해하라는 의미이다. 이를 앞에서 말한 “붉은 고깃덩어
리 위에 무위진인이 하나 있음”을 연계하여 이해한다면 비록 우리 존재는
육신을 바탕으로 하여 그를 떠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그에 집착하여 ‘형
단’에 빠지지 말고 법을 이해하라는 의미라 하겠다. 그리고 “곳곳에서 막
힘이 없어 시방에 관통하고, 삼계에 자재하며, 모든 경계에 들어서 차별이
회환回換될 수 없음”은 그대로 돈오의 경계를 설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의현이 무위진인을 불성으로 논하는 밑바탕에는 철저한 돈오가 개
입되어 있다고 하겠다.
무의도인은 제불의 어머니
의현은 이 무위진인을 ‘무의도인無依道人’으로도 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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