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고경 - 2023년 3월호 Vol.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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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법을 듣는 사람, 어디에도 의지함이 없는 도인[無依道人]은 제
                  불諸佛의 어머니이다. 따라서 부처는 의지함이 없는 데서 생겨난
                  다. 만약 의지함이 없음을 깨닫는다면 부처라는 것도 또한 얻을 것

                  이 없다. 만약 이같이 볼 수 있다면 이는 진정한 견해見解이다.               6)



               여기에서는 불성을 ‘무의도인’으로 설
             명하고 있으며, 이를 ‘제불의 어머니’라고

             설한다. ‘제불의 어머니’는 반야부 경전에

             서 자주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을 의미하
             는 것으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문수설
                                   7)
             반야경文殊說般若經』에서는 “무념無念하고

             무작無作하기 때문에 바로 일체 제불의

             어머니이며, 일체 제불이 발생하는 까닭
                   8)
             이다.” 라고 설한다. 주지하다시피 동산
                                                    사진 2. 『임제혜조선사어록』.
             법문을  창립한  도신道信은  『문수설반야
             경』을 소의경전으로 채택하여 오문선요五門禪要를 제창한 바 있다.

               동산법문을 계승한 것이 홍인이고, 홍인의 문하에서 혜능의 남종선이
             출현하였고, 의현은 바로 남악계南岳系의 마조도일馬祖道一―백장회해百丈
             懷海―황벽희운黃檗希運을 계승하였으므로 당연히 반야부 경전을 중시하고

             있음을 여실하게 알 수 있다. 더욱이 『단경』은 명확하게 『반야바라밀경』을



             6)  앞의 책(大正藏47, 498c), “唯有聽法無依道人, 是諸佛之母. 所以佛從無依生, 若悟無依, 佛亦無得, 若如是
               見得者, 是眞正見解.”
             7)  [西晉]無羅叉譯, 『放光般若經』 卷15(大正藏8, 78b), “般若波羅蜜者是諸佛之母, 世間明導.”
             8)  [梁]僧伽婆羅譯, 『文殊師利所說般若波羅蜜經』 卷2(大正藏8, 738a), “無念無作故, 卽是一切諸佛之母, 一切
               諸佛所從生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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