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3 - 고경 - 2023년 4월호 Vol.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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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한 논의상의 오류를 바로잡고 국내외의 복잡한 논의들을 평가·정리하
             는 일부터 해야 불교의 참모습을 드러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책상물림의 생각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청암사는 신라시대에 창건되었다는 것만 알려져 있을 뿐 그 이후의 역

             사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고, 현재의 당우들도 근대에 신축된 것
             들이지만, 고승들의 부도들이 있는 부도림에 정혜대사와 제자인 용암채청
             龍巖彩晴(1692~1754) 화상 등의 부도와 석종형의 부도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조선시대에 적지 않은 고승들이 주석한 사찰임을 짐작할 수 있고, 유학자

             들의 발걸음도 드문 곳은 아니었던 것 같다.


                숭정처사 배상룡 선생




               정구선생과 그의 제자 서사원徐思遠(1550~1615) 선생, 송원기宋遠器(1548~1615)
             선생, 배상룡裵尙龍(1574~1655) 선생 같은 유학자들도 이 수도산을 즐겨 방문하
             기도 했다. 젊은 시절 성주 적산사赤山寺에서 책을 읽고 학문에 정진한 배상룡

             선생은 노년에 황폐해진 적산사와 청암사도 자주 찾으며 시를 남기기도 했

             다. 눈 온 뒤 청암사를 방문했을 때 선계에 온 듯한 시정을 읊기도 했다. 궁
             극의 진리는 유가, 불가, 도가가 다를 수가 없는 것이었으리라.



                  욕배고민방선산 欲排孤悶訪仙山

                  의구봉만총호안 依舊峯巒摠好顔
                  석사신시금운담 石瀉新澌琴韻淡

                  학장청설옥호한 壑藏晴雪玉壺寒
                  제천예파향유설 諸天禮罷香猶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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