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고경 - 2023년 4월호 Vol.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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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菩提와 열반涅槃은 나무에 매달린 풍뎅이와 같다.”              12)


                  “대선지식이라야 비로소 감히 부처를 헐뜯고 조사를 헐뜯으며, 천

                  하를 시비하고 삼장三藏의 경교經敎를 배척하며, 여러 어린애를 꾸

                  짖을 수 있으며, 순역順逆 가운데 인人을 찾을 수 있다. 그러므로 나
                  는 12년 동안 업성業性을 찾았지만 겨자씨와 같이 작은 것도 찾을
                  수 없었다.”  13)




               이로부터 의현은 십지보살로부터 등각과 묘각 보살, 사성제四聖諦를 증
             득한 나한, 십이연기十二緣起를 증득한 벽지불 등 이른바 불교에서 추앙하
             는 성인의 반열에 든 이들을 모두 욕하고 비난함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선

             풍을 ‘가불매조’라고 하는데, 이는 앞에서 논한 회창법난會昌法難 이후 조사

             선의 노장화老莊化와 깊은 관련이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무위
             진인이나 무의도인의 입장에서 불법조차도 인혹으로 보는 사상적 견지에
             서는 충분히 가능한 논리라 하겠다. 실제로 『임제어록』에는 무위진인을 ‘마

             른 똥막대[幹屎橛]’로 표현하는 등 다양하게 부처를 욕하고 조사를 꾸짖는

             구절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상으로 의현의 선사상에서 스스로 믿음과 대장부의 기개, 그리고 무
             수무증과 가불매조의 선풍에 대하여 간략하게 고찰하였다. 이어서 의현의

             선사상을 종합했다고 볼 수 있는 ‘임제삼구’와 ‘방할제시’, ‘사료간’ 등의 제

             접법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12)  앞의 책(大正藏47, 497c), “十地滿心猶如客作兒, 等妙二覺擔伽鎖漢, 羅漢辟支, 猶如厠穢, 菩提涅槃如繫
                蠦橛.”
             13)  앞의 책(大正藏47, 499b) “大善知識, 始敢毁佛毁祖, 是非天下, 排斥三藏敎, 罵辱諸小兒, 向逆順中覓人.
                所以我於十二年中求一箇業性, 如芥子許不可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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