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고경 - 2023년 4월호 Vol.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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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된다.” 라는 구절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일체의 경계에 회환된다는 것은 바
             로 돈오에 이르지 못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自信은 두 가
             지의 함의를 갖는데, 하나는 아직 돈오에 이르지 못했다면 반드시 돈오에

             이를 것이라고 확신하라는 의미이고, 돈오에 이르렀다면 더 의심하지 말

             고 굳게 믿으라는 것이다.
               이러한 스스로에 대한 믿음은 『임제어록』의 도처에서 다음과 같이 설해
             지고 있다.




                  “지금 도를 배우는 너희들은 또한 스스로 믿을 뿐 밖으로 향하여
                  찾지 말라[莫向外覓]. 모두 다른 한가한 진경塵境에서 결코 삿됨과 바
                  름을 변별하지 말라.”     3)




                  “너희들이 조사와 부처를 알고 싶은가? 다만 그대들이 앞에서 법
                  을 듣고 있는 이것일 뿐이다. 학인이 믿지 못하고 밖을 향하여 치
                  달아 구한다. 설령 구하여 얻었다 하더라도 모두 문자상文字相이며

                  끝내 살아 있는 조사의 뜻을 얻지 못할 것이다.”            4)



               이로부터 의현은 스스로 믿음을 지극히 강조함을 볼 수 있으며, 이를 결
             코 밖에서 찾지 말 것을 강조한다. 그런데 이는 『육조단경』의 “부처는 자성

             이 지은 것이니 자신 밖에서 구하지 말라.” , “보리菩提는 단지 마음에서 찾
                                                 5)


             2)  앞의 책(大正藏47, 497b), “爾若自信不及, 卽便忙忙地徇一切境轉, 被他萬境回換, 不得自由.”
             3)  앞의 책(大正藏47, 499a), “如今學道人且要自信, 莫向外覓. 總上他閑塵境, 都不辨邪正.”
             4)  앞의 책(大正藏47, 497b), “爾欲得識祖佛麽? 秖爾面前聽法底. 是學人信不及, 便向外馳求. 設求得者, 皆是
               文字勝相, 終不得他活祖意.”
             5)  敦煌本, 『壇經』(大正藏48, 341b), “佛是自性作, 莫向身外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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