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고경 - 2023년 4월호 Vol.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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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스트레스’는 긴장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것이
             좋은 긴장이든 나쁜 긴장이든 긴장이 있는 모든 상태를 말한다.
               어원적으로  보면  고는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함으로  인한  상태

             ‘malfunction’, 즉 기능불량을 말한다. 무엇이든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

             는 것을 말한다. 위의 통증 같은 경우도 신체적으로, 괴로움은 정서적으로,
             불만족은 만족이라는 제대로 기능하는 상태의 반대이고, 불편은 편안한 상
             태의 반대이고, 긴장은 긴장 없는 상태의 반대가 된다. 이처럼 어떠한 차

             원에서 발생하든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태를 ‘고’라고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붓다가 제시한 진리는 현상론, 원인론, 목적론, 방법론의 네 가지 차원
             에서 볼 수 있다. 고성제는 괴로움이라는 범부의 현실을 말하고 있는 현상

             론(phenomenology)이라고 할 수 있고, 이러한 괴로움의 원인을 집으로 파악

             하는 것은 원인론(aitiology)이라 할 수 있고, 이러한 원인을 제거함으로 인
             해서 나아가고자 하는 목표, 바뀌어진 현실을 목적론(teleology)이라 할 수
             있고, 목표, 새로운 현실로 나아가는 방법을 방법론(methodology)으로 제시

             할 수 있다.

               붓다가 제시하는 네 가지 차원의 진리를 네 가지의 학문적 관점에서 볼
             수도 있다. 현상을 파악하는 것, 원인을 파악하는 것, 지향하는 바, 지향하
             는 바를 이루기 위한 방법론 각각이 현대적 관점에서는 하나의 고유한 영

             역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불교의 관점에서는 진리에 모두 포섭된 형태로

             나오고 있다. 이를 포괄론적 진리(inclusiveness theory of truth)라고 할 수 있
             을 것이다. 사성제의 진리는 참·거짓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네
             가지 영역을 함께 포괄하는 진리론이라고 할 수 있다.

               서양에서는 ‘진리’를 두 가지 의미로 주로 사용한다. 어떠한 것이 사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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