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3 - 고경 - 2023년 5월호 Vol.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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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5. 관음전 앞마당에서 보이는 대적광전.
때 화마 속으로 사라졌다. 왕후의 청으로 ‘함원전’이라는 현판을 건 건물도
사라진 것은 물론이다. 지금의 보광전 건물은 1905년에 새로 지은 것이고,
1908년 융희 2년 10월에 쓴 현판이 걸려 있다(사진 2).
요즘은 보광전 옆에 있는 백화당白華堂 건물의 끝 방에 ‘함원전’이라는 목
판을 걸어놓고 그 안에는 인현왕후가 지은 감사의 글을 전시해 놓고 있다.
인현왕후를 착하고 가련한 인물로 묘사하고 장희빈을 천하의 악녀로 낙인
을 찍은 것은 서인세력의 붓끝에서 나온 것이리라. 하기야 조선시대 왕조
실록조차도 사화와 당쟁 속에서 어느 세력이 집권했을 때 쓴 것이냐에 따
라 인물에 대한 평가가 극단적으로 다르게 되어 있으니 더 말해서 무엇
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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