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2 - 고경 - 2023년 5월호 Vol.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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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눈으로 지켜봤
어요. 의식이 끝나
고 조실스님의 하안
거 해제 법문이 있
었어요. 그분이 유
명한 향곡스님이
요. 지금 종정으로
계시는 진제스님의
사진 6. 1951년 선암사 수행대중들. 향곡, 서옹, 지월스님 등이 계셨다.
스승이지요. 그때
스님은 아마 마흔 살 조금 넘었을까 한 나이였어요. 아주 몸이 우람합니다.
카리스마가 넘치지요.
법문을 시작하는데 요즘 같은 법상法床이 있을 리가 없고, 다리 네 개 달
린 책상을 불상 앞에 놓고 그 위에 책상보를 펼쳐놓았는데 스님이 그 위에
턱 올라앉았어요. 향곡스님은 평소에도 버릇처럼 자리에 앉으면 우람한
몸으로 몸을 흔들흔들했어요. 약간 흔드는 정도가 아니고 상당하게 각도
를 가지고 몸을 흔들흔들하는 그런 버릇이 있었어요. 책상 위에 그 우람한
스님이 앉아서 몸을 계속 흔들어대니 다리가 찌그득찌그득 소리를 냅니다.
스님은 개의치 않고 우람한 큰 소리로 ‘창천蒼天, 창천蒼天’ 하시고는 주장
자를 탁 짚고는 탕, 탕, 탕, 세 번 내리더니, “이제 해제를 하고, 안거 동안
열심히 정진을 했으니 누가 있어서 이 뜻을 아는 사람이 있는가? 있거든
한마디 일러라!” 그런단 말이에요.
▶법거량 현장을 목격하셨군요?
당시 선방 수좌가 한 45명쯤 있었어요. 요새는 이런 거 보기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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