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3 - 고경 - 2023년 5월호 Vol.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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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7. 6.25전쟁 당시의 피난길을 구술하는 인환스님.
             요. 그때만 해도 참 대단하게 모두 용맹정진하고 또 조실스님이 그럴 만한

             법력을 갖춘 분들이고 그랬어요.

               조금 있더니 대중 가운데서 한 37~8살 쯤 돼 보이는 스님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조실스님에게 뭐라 뭐라 몇 마디 하더라고요. 근데 그것도 무
             슨 소린지 알아들을 수가 없지요. 그랬더니 이 조실스님이 “안 돼, 안 돼.

             그것 가지고는 안 돼!” 그러니까 이 수좌스님이 앞에 쫓아 나와 가지고 그

             조실스님이 앉아 있는 법상에 어깨를 집어넣고는 조실스님 법상을 훌렁 뒤
             집으려고 들었단 말이요. 어지간히 시원찮은 사람이었으면 그만 훌렁 뒤
             집어서 사람이 그냥 마루에 떨어져 일 났을 겁니다. 그러나 역시 향곡스님

             은 달라요. 뒤집으려는 찰나, 조금도 당황하시는 법 없이 들고 있는 주장

             자로 수좌의 등허리를 가볍게 딱딱 두 번 치더니 “안 돼, 안 돼. 그것 가지
             고는 안 된다니까 그러네.” 그러시더라고요. 그러자 수좌가 어깨를 싹 빼
             고는 합장을 하고 자기 자리로 돌아가더군요. 지금도 어제 일처럼 생생합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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