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 - 고경 - 2023년 5월호 Vol.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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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고 생각했는
데, 그게 아니라니
이것이 무슨 말인
가? 하고는 일어나
그 뒷 구절을 자세
히 살펴보았다. “정
과 혜가 하나가 되
어 통류通流해야 도 사진 2. 고우스님께서 깨달음을 얻은 태백산 각화사 동암.
다.”라는 구절을 보
고 큰 깨달음을 얻었다. 그동안 알고 있던 깨달음에 대한 생각과 너무나 달
라서 몇 번을 반복해서 읽으니 드디어 확연해졌다.
백척간두 진일보의 뜻을 깨치다
그런데 ‘정혜가 둘이 아니고 통류해야 한다’는 『단경』의 구절을 알게 되
니 또 다른 것을 깨치게 되었다. 참으로 묘했다. 예전에 누가 ‘백척간두百
尺竿頭 진일보進一步’의 뜻을 물었는데 제대로 답을 못해 주고 거기에 막혀
서 상당히 고심한 적이 있었다. 그러다 이날 불현듯 ‘통류通流’를 알게 되니
그 막혀 있던 ‘백척간두 진일보’의 뜻을 깨치게 된 것이다.
백척간두百尺竿頭할 때 ‘백척百尺’은 100자를 말하니 33미터다. 백척 높이
는 불교에서 깊은 뜻이 있는데, 법주사 미륵대불이나 동화사 약사대불 높
이가 백척이다. 백척간두란 백척 높이의 장대 위라는 말이고, 진일보進一
步란 한 걸음 더 내딛는다는 말이다.
백척 장대 위에서 한 걸음 더 내딛는다 하니 이것이 무슨 말인가?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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