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7 - 고경 - 2023년 6월호 Vol.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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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은 본래 우주 만물과 하나를 이루
             고 있었는데, 인간의 욕심 때문에 하
             나됨을 잃어버리고 분리의 세계에 살

             고 있다고 합니다.

               맹자가 말한 남의 고통을 보고 참
             지 못하는 불인不忍의 마음이나 남을
             측은히 여기는 측은지심惻隱之心도 기

             본적으로 만물이 하나라는 생각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마음이라고 보았
             습니다. 인간이 다시 성誠(sincerity)과
                                                 사진 1.  정호程顥(1032~1085). 송나라 도학의 대
             경敬(attentiveness)이라는 수양을 통해              표적인 학자로 성리학과 양명학의 원
                                                      류로 평가받는 학자 중 일인이다.
             나와 만물이 하나라는 혼연동체渾然

             同體의 진리를 깨닫는 것, 이것이야말로 무한한 기쁨의 원천이라고 했습니
             다. 1)
               둘째, 성서 『요한복음』 저자에 의하면 예수님도 “너희가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음을 깨달아 알리라.”(요10:38)고 하고,

             “내가 아버지 안에, 너희가 내 안에, 내가 너희 안에 있는 것을 너희가 알
             리라.”(요14:20)고도 하고, 결국은 단적으로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요
             17:21)라고 하며 모두가 하나임을 강조했습니다.

               미국 성공회 주교 존 쉘비 스퐁 신부는 『요한복음』에서 일반 그리스도인

             모두가 익히 아는 ‘요한 3장 16절’이 아니라 위에 언급된 하나됨의 메시지
             가 중심사상이라 했습니다. 이렇게 하나됨을 체감할 때 “이웃을 네 자신과




             1) 오강남, 『진짜 종교는 무엇이 다른가』(현암사, 2020), 372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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