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고경 - 2023년 6월호 Vol.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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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스님은 1988년 동암에서 체험 뒤 서암에
                                서 『선문정로』를 비롯하여 선어록을 보면서 공
                                부에 대한 안목이 확연히 정립되었다. 그동안

                                선어록을 너무 소홀히 했다는 뉘우침도 있었다.

                                그리하여 그해 봄 선납회 도반 모임에서 우리
                                수좌들도 해제철에는 선어록 공부를 해야 한다
          사진 4. ‘ 절구통수좌’로  유명했  고 의견을 내었다. 그랬더니 고우스님에게 주관
               던  당시  해인사  주지
               법전스님.            해서 추진해 보라고 책임을 맡겼다.

                                  그래서 고우스님은 도반들과 같이 해인사로
          성철스님을 찾아뵙고 어떤 선어록을 공부하는 게 좋은지 의견을 들어보러
          백련암으로 갔다. 성철스님께 수좌들이 해제철에 선어록을 공부하려는데

          어떤 어록을 보는 게 좋은지 말씀해 달라고 하자 환하게 웃으시면서, “참

          잘했다. 수좌들도 해제철에는 경전과 조사어록을 공부해서 사상 정립을 하
          고 공부해야 한다. 사상 정립도 안 된 사람들이 무슨 화두 공부가 되겠느
          냐? 어록 공부해서 사상 정립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뒤 “무엇보다 선

          종의 종전宗典인 『육조단경』을 봐야지.” 하면서 『육조단경』을 추천하셨다.

          그 자리에서 그러시면 직접 강설을 해달라고 청했더니 당신은 지금 건강
          이 좋지 않으니 서옹스님한테 가서 부탁해 보라 하셨다.
           그래서 고우스님은 당시 서울 수국사에 주석하고 계신 서옹스님을 찾아

          뵈러 가게 되었다. 그때 해인사 주지를 하신 분이 훗날 방장도 하시고 종

          정도 하신 법전法傳(1926~2014)스님이셨다. 법전스님은 “서옹스님 뵈러 서
          울 가는데 내 차로 가자.” 그 차를 타고 수국사로 갔다. 차를 타고 가는데
          법전스님은 뒷자리에 앉아서 가부좌를 하고 내내 정진하셨다.

           서울 수국사로 가서 서옹스님을 뵙고 자초지종을 말씀드리고 수좌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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