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고경 - 2023년 6월호 Vol.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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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 스스로 돈오함을 어느 정도 부정하
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으며 ‘상근중생’
이어야 비로소 선지식의 지시를 만나 돈
오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는 돈
오가 지극히 어려움을 고려하여 한 말로
이해된다. 이렇게 철저하게 ‘돈오’를 강
조하는 조사선에서는 당연히 선지식의
‘지시’를 가장 중시하게 되었고, 그러한
까닭에 마조로부터 직접 대면을 통한 학
인들을 접인接引하는 방법, 즉 제접법提
사진 1. 성철스님의 일원상.
接法이 다양하게 출현하게 되었다.
임제종 역시 다양한 제접법이 나타나는데, 무엇보다도 이른바 ‘임제삼
구臨濟三句’로부터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임제삼구
『임제어록』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만약 제일구第一句 가운데 얻음이 있다면 조사와 부처에게 스승이
될 수 있고, 만약 제이구第二句 가운데 얻음이 있다면 천인天人에게
스승이 될 수 있으며, 만약 제삼구第三句 가운데 얻음이 있다면 자
신도 구원할 수 없을 것이다. 5)
5) [唐]慧然集, 『鎭州臨濟慧照禪師語錄』(大正藏47, 501c), “若第一句中得, 與祖佛爲師; 若第二句中
得, 與人天爲師; 若第三句中得, 自救不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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