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고경 - 2023년 6월호 Vol.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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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팔정도는 세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견해
를 중심으로 견해가 발현되는 사유·어·업·명이 있고, 견해를 계발하는
정진·념·정의 과정이 있다. 견해를 가운데 두고, 견해를 계발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정진·념·정을 견해 앞에 두고, 견해의 결과는 사유·어·
업·명으로 표현된다. 정진·념·정 → 견 → 사유·어·업·명의 관계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견해를 중심으로 견해 이전은 견해를 발현시키기
위한 방법이고, 견해 이후는 견해의 발현으로 본 것이다. 삼학의 용어로 보
면 정定·혜慧·계戒의 순서가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사유·어·업·명은 견해가 표현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계는 견해의 발현이라는 것이다. 계를 지키는 것은 단순한 토
대가 아니라 견해의 표현이 되는 것이다. 결국 계에서 견해가 제대로 되었
는지가 드러난다. 그리고 가장 나중에 나오는 명命, 즉 사회적 관계, 인간
관계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는 견해가 드러나는 가장 광범위한 지점이라
고 할 수 있다. 사유방식, 언어습관, 행동양식에서도 견해가 드러나지만
그러한 견해의 궁극적인 발현은 명命에서 드러난다. 타인을 유익하게 하
고, 타인에게 친절한 것이 견해의 궁극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심리치료적 함의
이러한 결론은 또한 심리치료적 함축을 가진다. 사성제가 코끼리 발자
국처럼 모든 진리를 포함하듯이, 삼십칠조도품은 팔정도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나머지 조도품에는 없지만 팔정도에만 있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계에 해당하는 방법론이 팔정도에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계는 팔정도를
가장 포괄적인 방법론으로 만드는 요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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