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고경 - 2023년 6월호 Vol.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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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소멸하는 것이 멸성제라고 한다면, 초기불교에서 번뇌의 소멸을 위한
          방법론으로 제시한 것이 팔정도이다.
           만약 붓다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면, 붓다가 되기 이전에 보살이 행

          한 수행, 즉 육바라밀이 그 방법론이 될 것이다. 이처럼 불교 안에서도 그

          목표를 정확하게 무엇으로 잡는가에 따라서 그 방법론이 달라지게 된다.
          그러므로 동일한 불교라고 할지라도 그 목표들 간의 미세한 차이는 그에
          따른 방법론의 차이를 불러온다.

           팔정도 가운데 정견正見은 모든 존재를 바라보는 관점을 말한다. 우리가

          이제까지 다룬 존재, 인식, 진리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것이다. 견見은
          관점으로, 철학과 종교를 동시에 일컫는 용어이다. 올바른 견해, 올바른
          철학을 세우는 것이 첫 번째 방법이 된다. 견해는 한편으로 가장 사적인 영

          역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사적인 영역이 가장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

          친다. 어떤 관점을 가지는지는 나머지 일곱 가지 방법론의 토대가 된다. 이
          것이 제대로 잡혀야 나머지 방법이 그 위에 건립될 수 있게 된다.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잡히고 나면, 어떻게 생각을 전개해야 하는지

          가 보이게 된다. 나머지에 대해서도 이와 마찬가지로 성립한다. 관점이 잡

          히고 나면,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인간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등이 보이게 된다. 만약 이러한 견해를 잘못 정
          립하게 되면, 나머지 방법론도 잘못된 방식으로 전개되어 버린다. 그러므

          로 견해를 정립하는 것이 순서상 가장 먼저 오게 되고, 이를 토대로 나머

          지 칠정도의 방향성이 정립된다.
           견해가 정립되면, 사고와 의도의 방향성이 정해지게 된다. 모든 사고를
          할 때 탐욕이 없는 방식으로, 악의가 없는 방식으로, 남을 해꼬지할 의도

          가 없는 방식으로 사고를 하라는 것이다. 무아, 연기의 견해가 정립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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