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고경 - 2023년 6월호 Vol.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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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가장 미세한 것에서부터 거친 것까지로 나아가는 것이다. 또한 이러
             한 사유·어·업·명은 견해가 바탕이 된 이후 이를 실천하는 과정이다.
               사유·어·업·명을 삼학의 차원에서 보면 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

             데, 계는 단순히 혜를 계발하기 위한 토대가 된다기보다는 혜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제대로 된 계가 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계는 토대의 차원이
             라기보다 혜에 의해서 마지막으로 발현되는 삼업三業 또는 십업十業의 모
             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팔정도를 순서대로 보면 두 곳에서 불연속을 볼 수 있다. 견에서 사유로

             넘어갈 때와 명에서 정진으로 넘어갈 때이다. 견해와 사유가 비슷한 것처
             럼 보이지만 견해는 전체적인 관점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사유는 어·업·
             명과 마찬가지로 개별적인 것에 해당한다. 생각·말·행동·관계라는 대

             상을 바르게 하는 것으로 연속적으로 이어지다가 갑자기 정진이 나온다.

             정진精進은 좋은 것을 더 키우는 방향, 나쁜 것을 더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
             가는 것이다. 이는 사유·어·업·명과 동등한 지위를 가지지 않고, 이를
             포괄적으로 정의하는 방식으로 기술되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염정念定으

             로 나아간다.

               정정진은 염과 정의 토대가 된다. 부지런한 노력과 인내를 통해서 염과
             정을 계발하는 것이다. 염은 몸과 마음, 세부적으로는 신수심법을 대상으
             로 알아차림을 지속적으로 키우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올바른 견해가 생

             길 수 있도록 나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올바른 견해는 정정正定을 통해서

             더욱 계발된다. 정은 집중으로, 사선四禪을 계발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사선四禪을 계발하는 것이 목표였다면 붓다는 그의 스승
             을 떠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사선을 통해서 붓다는 결국 그의 견해, 즉

             철학을 바꾸게 되고, 기존의 철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철학을 제시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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