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고경 - 2023년 7월호 Vol.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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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를, “내가 너를 때리지 않았다면, 제방諸
                                                            1)
                                     方에서 나를 비웃을 것이다.” 라고 한 바와
                                     같이 때리는 사례는 다양하게 보인다.

                                       그리고 ‘할’의 용례도 다양하게 보이는

                                     데,  대표적인  사례가  백장회해百丈懷海가
                                     마조를 재참再參하는 다음과 같은 일화이
                                     다. 백장이 마조를 다시 참알하여 곁에 서

                                     있는데, 마조는 승상繩牀 모서리의 불자拂

                                     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자 백장이 “이
          사진 1. 마조도일 선사.
                                     불자에 즉卽하여 작용합니까? 이 불자를 떠
          나서[離] 작용합니까?”라고 물었다. 마조는 “네가 향후 주둥이[兩片皮]를 열

          때, 무엇으로 사람을 만들겠는가?”라고 묻자 백장은 불자를 잡아 세웠다.

           마조가 “이 불자에 ‘즉’하여 작용할 것인가? 이 불자를 떠나서 작용할 것
          인가?”라고 하자 백장은 불자를 원래 있던 곳에 걸었다. 마조가 크고 위엄
          있게 할喝을 한 번 하였고, 이 때문에 백장은 바로 사흘 동안 귀머거리가

                2)
          되었다.  이는 선가에 상당히 유명한 일화로써 이를 통하여 백장이 깨달았
          다고 전해진다. 여기에는 이른바 ‘작용즉성作用卽性’에 대한 비판적 입장이
          숨어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이외에 마조는 다양한 ‘방할’의 선범先範을
          행하였다. 바로 이러한 점으로부터 ‘방할’은 이미 마조로부터 시작되었음

          을 알 수 있다.



          1)  江西馬祖道一禪師語錄』(卍續藏69, 4c), “問: 如何是西來意? 祖便打曰: 我若不打汝, 諸方笑我也.”
           『
           이는 『景德傳燈錄』 卷6(大正藏51, 246b) 등에도 실려 있다.
           『
          2)  洪州百丈山大智禪師語錄』(卍續藏69, 6a), “師再參侍立次, 祖目視繩牀角拂子. 師曰: 卽此用離此用.
           祖曰: 汝向後開兩片皮, 將何爲人? 師取拂子竪起. 祖曰: 卽此用離此用. 師挂拂子於舊處. 祖振威
           一喝. 師直得三日耳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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