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고경 - 2023년 7월호 Vol. 123
P. 61
당집』의 임제전에는 “비록 황벽의 법을 이었으나 항상 대우를 찬양하였고,
10)
교화하는 방편문에 있어서도 방할을 많이 베풀었다.” 라고 하듯이 의현은
방할을 고르게 베푸는 ‘방할제시’의 입장이었고, 이는 남악계의 마조로부
터 계승된 제접법이라고 하겠다. 『조당집』의 임제전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
가 보인다.
(의현)선사가 낙포落浦에게 물었다. “위로부터 어떤 한 사람은 방을
행하고, 다른 한 사람은 할을 행한다면, (이 두 사람은) 친함[親]과 소
원함[疏]이 있겠는가?” 낙포가 대답했다. “저의 소견으로는 두 가지
가 전혀 친하지 않습니다.” 선사가 “친한 곳은 어떠한가?”라고 묻
자 낙포가 ‘할’을 하였고, 선사는 바로 그를 때렸다. 11)
이로부터 명확하게 방할제시의 풍모를 보인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임제할이 더욱 많이 알려진 것일까? 그것은 의현이 할에 더욱 많
은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임제의 네 가지 할
『임제어록』에는 할과 관련된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선사가 승려에게 물었다. “어느 때 한 번의 할은 금강왕보검金剛王
10) 靜筠編著, 『祖堂集』 卷19(補遺編25, 662a) “雖承黃蘗, 常讚大愚, 至於化門, 多行喝棒.”
11) 앞의 책(補遺編25, 661a), “師問落浦: 從上有一人行棒, 有一人行喝, 還有親疏也無? 落浦云: 如某
甲所見, 兩個總不親. 師云: 親處作摩生? 落浦遂喝, 師便打之.”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