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고경 - 2023년 7월호 Vol.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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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방德山棒 임제할臨濟喝
의현의 시기에도 이러한 방할은 중요한 제법의 방법으로 상용되고 있는
데, 흔히 ‘덕산방 임제할’이라고 칭한다. 이는 염상念常의 『불조역대통재佛
祖歷代通載』에서 “이른바 덕산의 문에 들어가면 바로 방棒이요, 임제의 문에
들어가면 바로 할喝을 베푼다. 대저 방할을 어찌 함부로 베풀겠는가!” 라
3)
는 문구가 보인다. 또한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에 실린 임제종 계열의 수산
성념首山省念의 전기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려 있다.
어떤 승려가 “‘임제할, 덕산방’은 어떤 일을 밝히는 것인지 잘 모르
겠습니다.”라고 하자 수산은 “네가 한번 말해 보라.” 승려가 할을
하니, 수산은 “이 눈먼 놈아!”라고 하였고, 승려가 다시 할을 하니,
수산은 “이 눈먼 놈이 이렇게 시끄럽게 할을 해서 무엇을 하겠는
가?”라고 하였다. 승려가 예배하자 수산은 바로 때렸다. 4)
이처럼 ‘임제할 덕산방’은 후대에 수많은 선전禪典에서 마치 정형구
처럼 형성되어 상당히 많이 사용되고 있다. 임제와 관련된 일은 잠시
뒤로 미루고, ‘덕산방’의 덕산선감德山宣鑒은 청원계靑原系의 석두희천石
頭希遷-천황도오天皇道悟-용담숭신龍潭崇信의 법계를 계승하였으며, 의
현과 동시대에 활동한 인물이다. 덕산이 행한 ‘방’의 사례는 상당히 많
지만 여기에서는 『경덕전등록』의 덕산의 전기에 실린 다음과 같은 사례
3) [元]念常集, 『佛祖歷代通載』 卷22(大正藏49, 720c), “所謂德山入門便棒, 臨濟入門便喝. 夫棒喝者,
豈徒施也哉!”
4) [宋]道原纂, 『景德傳燈錄』 卷13(大正藏51, 304b), “問: 臨濟喝德山棒, 未審明得什麽邊事? 師曰: 汝
試道看? 僧喝. 師曰: 瞎! 僧再喝. 師曰: 遮瞎漢只麽亂喝作麽? 僧禮拜, 師便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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