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2 - 고경 - 2023년 8월호 Vol.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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셨는데, 같은 스승 밑에 있
                                                 었던 동생(사제)이 고만 군
                                                 대에 끌려갔다가 포로가 되

                                                 어 수용소에 온 거예요. 포

                                                 로수용소 안에서 불교를 믿
                                                 는  이들이  모여  마주보는
                                                 선암사를 향해 합장 예배했
          사진 1. 황해도 구월산 월정사.
                                                 어요. 선암사 범종 소리가

                                                 거기까지 들렸대요.
                                                   어느 날 가야포로수용소
                                                 에 있던 7명이 새벽에 풀려

                                                 나와 곧장 선암사로 올라온

                                                 거예요. 오는 사람 가는 사
                                                 람 안 막는 선암사는 이들
          사진 2. 부산 거제포로수용소(1951년).
                    사진: 한국학중앙연구원 향토문화전자대전.       을 모두 행자로 받아들였어

                                                 요. 그 행자들을 원주인 내

          가 관리했어요.
           석암스님 사제의 법명이 경운입니다. 경운스님은 후에 기장군 장안읍
          척판암擲板庵에 오래 주석하셨어요. 원효스님이 판자를 던져 중국 태화사

          의 대중들을 구했다는 전설이 있잖아요. 척판암은 절터가 아주 작지만 경

          운스님이 가서 오랫동안 정진을 잘해서 신도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스님
          이 폐가 나빠져 병이 들었어요. 절에는 스님을 잘 모시던 보살님이 계셨는
          데, 이 분의 딸이 비구니였어요. 어느 때 모친 만나러 왔다가 경운스님을

          간병했어요. 그러다 고만 두 분이 결혼하게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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