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3 - 고경 - 2023년 8월호 Vol.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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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불광산 척판암.

               스님은 창녕의 영산에 살았는데 머리를 깎은 스님의 모습으로 세속에서

             살았어요. 그 비구니는 보살이 되어 승복 바느질로 생활했어요. 그 후에 둘

             은 문경 봉암사鳳巖寺가 있는 희양산曦陽山 은티라는 곳에서 살았어요. 이
             노장님은 속가에 있으면서도 정진을 꾸준히 해서 선에 대한 안목이 상당
             히 높았어요. 이를 아는 수좌들이 일부러 찾아가서 법문도 하고 선문답도

             하고 그랬어요.



                얌전하던 설봉스님과 곡차



               ▶ 원주스님 소임을 살 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없으신가요?

               스님들은 술이라 하지 않고 곡차라고 말해요. 곡차에 얽힌 두 가지 얘기
             입니다. 제가 선암사 원주소임을 1953년 동안거부터 맡았습니다. 어느 날
             한 노장님이 뚱뚱하고 허우대 좋은 몸집에 커다란 걸망을 짊어지고 절에

             왔어요. 이 분은 동산스님 계시는 범어사 청풍당 선방에 오래 계셨는데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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